218쪽. 차별에 구체적인 형태를 제공하는 것은 혐오지만 그것에 끈질긴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은 사랑이다. 게다가 그런 사랑을 통해 얻은 이익을 거절하겠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등의 원칙에 공감하지만 자신이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명백한 경우엔 노골적으로 차별을 요구하기도 한다. 문제를 어찌해볼 도리가 없을 정도로 복잡하게 만드는 것도 이런 지점이다. 사람들에게 그들의 혐오가 잘못되었다고 말하면 입을 삐죽거리고 속으로 딴소리를 할지언정 고개를 끄덕이는 시늉이라도 하지 않을 수 없다. 반면에 그들의 사랑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면 감당할 수 없을만큼 거센 항의가 터져나온다. 뒤틀리고 날이 서 있긴 하지만 그것 역시 사랑임에는 틀림없기 때문이다. 354쪽. 나는 골프장을 지날 때..